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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 플래트닝

by MDabsurd 2018. 7. 18.



‘수익률곡선’, 더블딥은 없다고?
[블로거]
[5호] 2010년 09월 01일 (수)알파헌터  economyinsight@hani.co.kr

알파헌터 국제재무분석사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둔화는 그동안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던 제조업에서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재고를 다시 축적하려는 움직임이 일단락하는 데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런 재고 사이클에 따른 성장세 둔화와 함께 물가상승률이 점차 제로에 가까워지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른바 ‘더블딥’(이중침체)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그런데 경기를 전망할 때 나름대로 신뢰성 높은 지표 중 하나가 ‘수익률곡선’(Yield Curve)의 형태다. 여기에서는 수익률곡선 형태가 경기를 전망하는 데 유용하게 여겨지는 논리적 배경과 역사를 통한 실증성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자. 미국의 수익률곡선 형태를 가지고 논의를 진행하지만, 현재 세계 주요국의 수익률곡선 형태는 미국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므로 일반적인 이야기로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시장금리는 만기에 따라 각기 다른 수준에서 형성되는데 만기까지의 기간을 횡축으로 하고 금리 수준을 종축으로 해, 만기에 상응하는 금리 수준을 이어 <그림1>과 같이 꺾은선 그래프로 나타낸 것을 수익률곡선이라고 부른다. 즉, 수익률곡선은 시장금리의 기간 구조(Term Structure)를 그래픽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통상 수익률곡선은 <그림1>처럼 우상향 형태를 갖는 것이 일반적인데, 만기까지의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금리가 점차 높아지는 형태를 띤다. 금리의 기간 구조를 설명하는 정설로 ‘유동성 선호이론’이 있는데, 만기까지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 기회비용이 커지고 그에 따라 투자자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장기금리엔 중앙은행 약발 안 먹혀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수익률곡선이 이런 일반적 형태에서 벗어나 가로로 눕거나 반대로 우하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가로로 눕는다는 것은 만기까지의 기간과 상관없이 금리가 차별화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우하향하는 경우는 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낮아지는 형태로 유동성 선호이론을 따른다면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나는 것이다. 수익률곡선이 가로로 누운 경우를 ‘플랫커브’(Flat Curve)라고 하며 우하향한 경우를 ‘역전된 커브’(Inverted Curve)라고 부른다.
수익률곡선이 변한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장·단기 금리차(Term Spread)가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수익률곡선이 가파르게 일어서기도 하고 평탄하게 눕기도 하며 거꾸로 서기도 하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차가 커지는 현상을 수익률곡선의 ‘스티프닝’(Steepening)이라고 하며, 작아지는 현상을 ‘플래트닝’(Flattening)이라고 한다.
그러면 장·단기 금리차를 변동시키는 원인은 무엇인가? 이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단기금리와 장기금리의 차이, 그리고 각 시장의 가격결정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먼저 단기금리는 중앙은행의 절대적인 지배력 아래 있다고 할 것이다. 중앙은행은 경기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결정하며, 시장금리를 기준금리에 맞도록 유도한다. 이에 반해 중앙은행의 장기금리 지배력은 매우 제한적이다. 현재는 비상 상황이라 중앙은행이 장기국채를 매입해 장기간 보유하는 ‘양적 완화’라는 극단적인 정책을 일부 취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 지배력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장기금리를 결정할 때 중앙은행보다는 시장의 힘이 절대적이며, 단기금리의 결정에 중앙은행이 결정적 힘을 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메커니즘에 의해 시장가격이 결정되는 단기금리와 장기금리는 전혀 방향을 달리해서 거래될 수 있으며, 이것이 장·단기 금리차를 크게 변동시키는 원인이 된다. 
미국처럼 채권시장이 고도로 발달한 곳에서는 단기금리나 장기금리를 직접 거래하는 것보다 양자의 금리차만을 거래하는 규모가 훨씬 크다. 바꿔 말하면 금리의 절대 수준을 예측하는 거래보다 수익률곡선이 스티프닝하거나 플래트닝하는 것을 예측하는 거래가 훨씬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장·단기 금리차를 거래하는 이유는 장·단기 금리의 형성이 앞서 살펴본 유동성 선호이론처럼 단순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금리를 미래의 단기금리라고 시장이 인식하기 때문이다. 가령 3개월물로 차입해 6개월물에 투자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이 거래는 차입과 투자가 중복돼 네트로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처음 3개월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순수하게 3개월 뒤 3개월물에 투자한 결과를 낳게 돼 미래의 단기금리에 투자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처럼 금리차를 거래한다는 것은 바로 미래의 단기금리를 거래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미래의 단기금리를 거래하는 행위는 바로 미래의 경기를 거래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중앙은행이 미래의 경기 상황에 따라 단기금리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익률곡선 형태를 예측하는 투자자는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시장에 의해 형성된 장·단기 금리차가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아니면 경기가 장·단기 금리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학자들이 통계적으로 실증한 바에 의하면 양방향 모두 타당하다고 한다. 즉, 장·단기 금리차가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반대로 경기 상황이 장·단기 금리 형성에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장·단기 금리차의 형성은 시장 참여자의 예측과 경기의 상호 피드백 작용에 의해 적정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이 반복되므로 장·단기 금리차와 경기는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는 말이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되면 불황 신호
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차가 매우 큰 경우는 호황을 예측하며, 장·단기 금리차가 거의 없거나 역전돼 마이너스가 되면 불황을 예고하는 신호가 된다고 한다. 실제는 전자보다 후자가 예측력이 높다. 이는 논리적으로도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다. 불황으로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거듭하면 단기금리는 충분히 내려가지만, 시장은 금융완화 정책으로 곧 경기가 회복돼 미래에는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므로 장기금리는 충분히 내려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장·단기 금리차는 커진 상태가 지속된다.
반면 중앙은행이 경기과열을 우려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 단기금리는 충분히 올라가지만, 시장은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경기가 냉각될 것을 예측하므로 장기금리는 충분히 올라가지 않을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 것이다. 
만일 경기가 별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같은 상황이 우려된다면 중앙은행은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올려 불황을 재촉하는 결과가 될 것이며, 그에 따라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금리 인하를 예측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는 역전된 상황, 즉 장·단기 금리차가 마이너스가 되고 수익률곡선이 역전되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다.
 
수익률곡선의 놀라운 예측력 
미국의 수익률곡선과 경기의 상관관계를 다년간 연구해온 알투로 에스트렐라의 실증 연구에 의하면, 수익률곡선은 1950년대 이후 1967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어김없이 불황을 예측해냈다고 한다. 그 단 한 차례도 당시 공식적인 불황 선언은 없었지만 신용경색이 일어나는 등 경기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림2>는 10년 만기 국채와 3개월 단기국채의 수익률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회색 음영으로 표시된 기간은 전미경제조사국(NBER)이 공식적으로 불황을 선언한 시기다. 불황에 진입하기 전에 어김없이 장·단기 금리차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2>의 맨 오른쪽 부분이 현재 장·단기 금리차의 움직임을 나타내는데, 얼마 전 역사적인 최고치에 달한 상태에서 최근 약간 내려오는 과정에 있으며 1980년대나 90년대, 그리고 2000년대 초반의 상황과 별반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195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차의 경기 예측력을 근거로 한다면 현재의 경기 둔화가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물론 1970년대 후반과 같이 장·단기 금리차가 급격하게 축소해 수익률곡선이 역전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그 시기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명성을 날린 폴 볼커가 단기금리를 무려 20%까지 끌어올린 시기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에 지나지 않는 현재로서는 급격한 금리 인상을 상상할 수 없다.
앞에서 살펴본 1950년대 이후의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 시기는 항상 중앙은행이 고강도 긴축정책을 시행한 시기와 일치한다. 그런데 1950년대 이후의 실증 자료에서는 중앙은행이 강력한 긴축정책을 할 수 없는 상황, 즉 디플레이션이 도래한 상황이 포함돼 있지 않다. 현재 시장에서 우려되는 상황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이 도래하는 상황이다.
 
디플레 일어나면 실질금리 높아져
디플레이션이 도래하는 상황을 앞의 실증 자료에 비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통상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는 명목금리가 아니라 실질금리다. 실질금리란 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율을 차감한 것인데,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 물가하락률을 더한 값이 된다. 즉 디플레이션이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없이도 실질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디플레이션이 강도를 더해간다면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없이도 시장에서 긴축이 일어난다는 의미다. 
디플레이션이 정말로 발생하게 된다면 ‘수익률곡선이 역전되지 않아 불황이 도래하지 않는다’는 이론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것이다. 제로금리 상태에서는 장·단기 금리차가 ‘0’이 되기도 어렵지만 마이너스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디플레이션이 심화된다면 그 자체로  불황을 초래하는 긴축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출처 : http://www.economyinsight.co.kr/news/quickViewArticleView.html?idxno=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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