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피크닉을 나왔다.
캠퍼스 교정 잔디밭.
김밥을 싸올까 하다가 간단하게 식빵 한 봉지와
땅콩 버터, 그리고 딸기쨈.
"우와 나 땅콩 버터 엄청 좋아하는데."
"난 딸기쨈이 더 좋은데."
"넌 나랑 다르구나."
"아니. 땅콩 버터두 좋아해."
"후후 나두 딸기쨈두 좋아해."
한가로운 피크닉이다.
잔디밭에 누워서 빵을 먹으며 책을 읽는다.
"무슨책 읽니?"
"아 이거 옛날 책인데, 좁은문"
"후후 너 그렇게 누워 있으니 다리 꽤 이쁘다."
보영이는 치마를 고쳐 잡는다.
"좀 짧은 치마 입어 봤어."
"눕는 건 좀 아니지 싶네."
"어? 아 글치."
땅콩 버터 식빵을 두개 먹고,
키스를 하는데,
살짝 미끈미끈.
땅콩버터랑 딸기쨈을 섞으면 나름 맛날 지도 모를 일이다라고 생각한다.
"우리 일어날까?"
"아니 난 10분 더. 이거 다 읽을라고."
가을 바람이 선들선들한데 내 생각엔 하늘이 곧 울거 같았다
뭐 상관 없다 차까지 뛰는데 끽해야 30 미터.
"근데 오빠는 무슨 책?"
"아 이거... 그냥 논문집이야."
"쫌 봐봐."
"응?"
"우와아... 한마디두 모르겠다 수식 쩌네."
"그냥 노가다야."
"근데 이 책 읽어 봤어?"
"아마? 아주 오래전에."
"오빠는 책을 많이 읽었네."
"그냥 대강. 그책은 울지는 않은 거 같네."
"울만한 정도는 아닌 거 맞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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