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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현재

날개

by MDabsurd 2022. 1. 1.

다리미 닿은 느낌이 스팀에 눌린 바퀴벌레 같아졌소

제발 누르지 마시오.

검은 등딱지가 으깨어져 다리로 버티기를 포기하기로 하였소

제발 누르지 마시오.

 

신문지 뭉터기를 이리저리 피해 다녀야 했소.

제발 때리지 마시오.

파리채로 때리는 것은 하나도 아프지 않아서 기분 좋았소.

그래도 때리지 마시오.

 

에프킬라를 뿌리는 것은 모독이오.

향수를 뿌려 주면 좋겠소

숨이 오르듯 내리듯 등이 깨졌건 말았건

향수를 뿌려 주면 더 좋겠소

 

이제는 다리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소.

으깨어져 버린 등딱지 속에는 더없이 투명한 날개가 있으니.

날아 오를테요. 아주 멀리 영원히. 

날아 오를테요. 너무 머리 따뜻한 평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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