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빵."
"아 지은아."
가을인데, 지은이는 겨울옷을 입었다 하얀색으로.
"여기가 좀 바람이 불어도 너무 크리스마스같아."
"헤헤헤. 웅 나 반년치 알바비 다 털었쓰. 이쁘지?"
"닥터 지바고 모자는 오빠가 사주께."
"나 오늘 하나 물어 볼려구."
"뭘?"
"음..."
"뭘?"
"흐음... 오빵 나랑 결혼을 생각해 본 적 있어?"
"..."
"그냥 궁금해서..."
"...음"
"그래서 결론은?"
"난 추리닝인데, 좀 어색하네..."
"괘아나. 결론이 뭐야?"
"내가 서울로 올라가는거."
"앙댐이야. 서울에는 이쁜애들이 엄청 많아."
"결혼은 좀 그렇구, 약혼할래?"
"피이... "
"반지는 너 만나고 두번째 날부터 들구 다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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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자아 하나 둘셋 하면 던지는 거다."
"오빵이는 진짜 던질꺼야?"
"응."
"왜? 다른 사람 생겼어?"
"아니. 다른 영혼을 죽여야 하는데... 좀 변할거야."
"내가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 거잖아."
"아니. 내가 싫어. 넌 너무 이쁘니깐 행복해야지."
"오빵이는 날 왜 좋아해?"
"머리가 하얘서. 백치미랄까? 자아 하나! 둘! ~"
"오빵 나 임신했어."
"풉~ 잤어야 임신을 하지.... 놀래라."
"다른 사람 아이야."
"춥다. 포장마차루 가자."
지랄의 마포대교.
"넌 구경만 하렴. 태아에 안 좋아."
"속았지롱~~~ 용용 죽겠지? 근데 오빵은 어떻게 그걸 믿지?"
"이쁘니깐."
"나 진짜 하얘 보여?"
"원래 모든 빛깔이 모이면, 투명해 지거덩. 밝음밖에 안 남아."
"그림자는?"
"그건 네 그림, 내 그림."
모든 건 시기가 있고,
짧고 격렬한 그 시기는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그리고아무도누구도,
그것을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다.
그저 빛남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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