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영아 너 입에 머스타드 쬐끔."
"어? 아..."
오늘은 스키니진.
보영이는 참 뭘 입어도 이쁘다
"저 있자나..."
"어? 뭐?"
"나 배불러."
그러면서 먹던 핫도그를 내 입에 민다.
난 베어 물려고 입을 벌리는데,
보영이가 입에 쑤셔 박는다.
"우하하하... 오빠 입에 머스타드 왕창."
"너어?"
걸어오는 길 낙엽이 사각거린다.
"우리 벤치에 좀 앉자."
"살짝 추운데?... 그래 저기 앉을까?"
가로등 불빛이 왠지 주황빛이면 더 좋겠다 싶다.
"이거 줄께. 집에 가서 펴봐."
난 호기심이 동한다. "뭔데?"
"가서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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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린오빠,
나 그동안 너무 행복했어.
오빠가 너무 잘해 준 거 고마워.
우리 이제 만나지 말았으면 싶어.
이유는 그냥 궁금함으로 접어줘.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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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늘도 핫도그를 우걱우걱 씹고 있다.
"여기 이거 하나 더 주세요. 콜라도."
3년이나 지났네 그러고 보니.
내 인생은 뭐람.
낙엽이 밟히는 가을이다. 그 벤치에 앉아 본다.
포장해 온 핫도그를 또 우걱우걱 먹어댄다.
살이 너무 많이 쪘다 삼년새에.
"어 지은아.. 여긴 왠일?"
"오빠 입에 머스타드.. 여기 휴지."
옆에 와 앉는다.
"이런 말 좀 힘든데... 알려줘야는 되지 싶어서."
"뭔데?"
"어제 보영이 죽었어."
"..."
"여기 이거. 내일 발인인데...."
난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 먹다 남은 핫도그에 뚝뚝.
난 다시 우걱우걱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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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아
아직도 핫도그 먹구 있으면 말려줄래?
울구 있으면 좀 안아주렴.
나 먼저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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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멍허니 택시를 잡는다.
"어디로?"
지은이가 대답한다.
"강남 성모병원요. 영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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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아 나 차마 못 보겠다."
"뭐.."
비가 내린다... 부슬부슬... 난 걸어 나온다.
"저 햄버거랑 아메리카노 한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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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어디야 지금?"
"여기? 여기가... "
"저 여기 어디죠?"
"서브웨이요."
"서브웨이래."
"어느쪽?"
"니가 찾아봐. 난 몰라."
"오빠!!! 햄버거를 이거 다 먹은 거야? 여섯개를?"
"미안해야 되나?"
수린 오빠 울다가 웃다가 이거야 원.
"보영이 많이 좋아했네 했어"
"나 마지막으로 핫도그 하나 먹을게... 정말 마지막."
"핫도그 하나랑 콜라 주세요... 근데... 머스타드는 빼주시고 케찹 뿌려 주세요."
눈물 콧물 범벅... 점원이 이상하게 본다.
"오빠 그냥 오늘 우리 술 한잔 할까?"
"..."
"이 근처에 내 단골집 있음."
"뭐 하는 집인데?"
"쭈꾸미 볶음?"
"그래 뭐..."
"나말야... 보영이 땜에 말은 못 했지만."
"하지마. 오늘은."
"해야 겠어."
쭈꾸미에 술이 거나하게 올랐다.
"오늘 밤에는 나랑 같이 있자."
"그건 아니지."
"좀 그렇지만 오빠 상태 안 좋아."
나는 지은이 가슴에 눈물을 또 쏟는다. 왠지 이건 이러면 안 될 듯 싶은데.
"지은이 왜 죽었니?"
"잘은 모르겠는데, 결혼을 했는데, 남편이 구타한 거 같아. 그리고 자살?"
"결혼? 자살?"
"응 애랑 같이 뛰어 내린 거 같아. 정확지는 않아 쉬쉬 해서."
"내가 보영이랑 친해서 대강 낌새는 알았는데, 오빠한테는 차마..."
"그럼 그 새끼도 안다는 거쥐?"
"오빠 이상한 생각하지 마."
난 당장 뛰쳐 나온다.
"오빠 제발."
다시 들어온다. 주방에 가서 식칼을 하나 든다.
"제발 그러지마. 나 오빠 사랑해."
"지은아 아무래도 안 되겠다. 미안해."
"가지마."
"이 개새리 죽인다 반드시."
식칼을 들고 장례식장에 섰다.
"보영이 죽인 개색히 당장 나와. 씹쌔야."
전부 조용하다.
"형부 오셨어요?"
머리가 지끈 거린다.
난 내 목을 긋는다.
지은이가 달려오는게 보이는데, 희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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