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이 이사를 가나 보다. 하긴 그럴만도 하지.
그 할망태는 별루다. 딱히 말두 없다.
최씨, 이름은 영훈. 나보다 한살 어렸는데, 우린 말튼 그냥 술친구였다.
최씨는 지난 겨울에 죽었다. 이제 세 가구만 남는 셈이군.
"이사 가시나 보죠?"
"네에"
최씨의 부인은 영주 출신이라는 거 같은데, 도무지 말이 없다.
그냥 인사만 가끔. 억지로 말을 붙여 본다.
"어디로 가세요?"
"그냥 서울로요."
그랬다. 서울에 자식이 있다고는 들었다.
"카센타 한다고 했죠?"
그냥 아무 말이 없다.
말하기 싫은 모양이다.
트럭에 올라 타려는 뒤에 묻는다.
"혹시 누가 들어 오나요?"
고개를 절레절레.
"집을 파셨나요?"
절레절레
하긴.
"건강하세요."
"네 아재두."
핸드폰을 찾아와서 같이 사진이라도 찍으려 했는데.
밧데리가 방전 되었다.
"가시죠."
"네에"
떠난다.
장에 갔다 와야 겠다. 이번엔 잣나무를 심어볼 요량이다.
"아저씨 오셨어요?"
"응... 나 잣나무 묘목 좀.
"산에 나무 많은데..."
"그냥 줘."
고무줄로 동여 맨다.
수퍼에 들러 막걸리 큰통 하나를 산다.
자전거 페달을 밟는 것도 이젠 버겁다.
삽을 들고 영훈이네 담벼락에 구덩이를 판다.
빠께쓰에 물을 담아다 붓는데 힘들다. 붓는다
묘목을 심었다.
오늘은 밭일은 안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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