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바 두개요."
"술두 시키자."
"술?"
"응."
"그건 첫경험."
"메뉴에 있자나. 시키자."
"찬 메밀소바 두개에, 청주 하나 데펴 주세요. 요걸루."
낮술이라. 메밀소바는 하나만 시키구 싶다...
"저저저 죄송. 메밀소바 하나 하구요. 가자미 구이를 주세요."
"아... 네."
"오빤 소바 싫어?"
"아니 한 젓가락 뺏어 먹을테얌."
"아 양 봐서."
"후훗."
"오빠는 애교가 좀 있어. 구요미."
"앗뜨거."
"소바 그릇에 식히렴."
가자미 구이가 나온다.
"어 이거 맛난다."
"잠깐 내가 발라줄게.. 이건 원래 젓가락질이 안 어울려. .... 자아 여기 아~"
"아~"
"그래 할 말은 뭔데?"
"나 오늘 사표 썼다긔."
"사고 쳤니?"
"그건 아니고, 좀 더 돈 많이 준다는 회사로..."
"그런 얘기는 안 했잖아."
"그게... "
"입사 확정은 된 거니?"
난 가자미 구이를 계속 바른다.
"그게... 오빠는 모르는 회사야."
"확정은 되었구나 뭐 그럼 문제 없지 않나? 돈두 더 받구."
"그게... 오빠네 회사."
"뭐? 응?"
"나 먹여 살려줄꺼야?"
"야 이거 왜이래?"
"나 사실 임신했어. 2개월이래."
"야야야야야... 우린 아직... 아무..."
"그날 우리 했자너."
머리가 띵해진다.
"설마 그날?"
"응"
"어떻게 한번에..."
"나두 몰라. 내일 예약 잡혀 있으니, 같이 가주라. 혼자 가기 좀..."
"근데 술은 왜 먹재. 나만 마실게.. "
"나 한잔만 할게. 한동안 못 마시자나."
"자 딱 한잔."
"응."
"태명은 가재미로 하까?"
"풉~ 그날 우리 먹은 건 짬뽕인데?"
"그럼 가자미짬뽕?"
"후후후 관두자 근데 기분은 어때?"
"약간 불안. 우리 아직..."
"이사해 울집으로."
"진짜?"
"결혼식은 어디서 해야할까?"
"그냥 대강 해. 난 부를 친구 별로 없어."
"응 그러지 뭐. 병원 댕겨온 담에 부모님 뵈러 가자."
"어? 난 부모님 안 계셔. 돌아가신지가... 3년째. 교통사고가 있었어."
"아 미안... 울 부모님은 온화하셔. 너 좋아하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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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를 같이 본다.
"저 선생님, 애..."
"네에 아주 좋은 편이예요."
난 보영이의 손을 꽉 쥔다. 보영이는 살짝 눈이 글썽인다.
"나 애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니야 오빠 정말 좋아해."
"결혼식은 다음주 토요일로 잡았어. 우리 그 전에 예복 맞춰야 함."
"그리 급할 필요는 없는데."
"배불띠기랑 결혼하는 건 좀."
"후후후 그래... 난 미니 입을래."
"흐으 그건 쫌."
"왜 나 다리 굵어?"
난 살짝 훑는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아주 쬐끔?"
"아냐아냐... 지금 애기때문에 많이 먹어서 그릉거야."
"신혼 여행은 어디로 갈까?"
"어? 아... 나 몰디브..."
"그건 앙댐이야. 너 비행기 오래 타지 말아야 된다긔."
"내 생각엔 일본이 좋을듯...."
"일본?"
"도쿄 말구 오사카 정도?"
"거긴 방사능 없어?"
"아 그렇지... 그럼 서쪽으로 가자면... 흐음... 아냐. 그냥 우리 제주도 갈래?"
"뭐 그러자."
"일단 들어가 쉬고... 절대 안정."
"내일 밤에 전화할게. 예복 예약 할데. 알아봐야 해."
"아직 여섯신데 벌써 가게?"
"나 어디 좀 갔다 와야해... 들어가. 두시간쯤 후에 또 봐."
"응 절대 안정!!"
나는 음주질을 좀 한다.
"저 어제 반지 찾으러 왔는데요."
"네에 여기요."
"혹시 청혼할 때 뭐 다른 거 더 준비해야 할까요?"
"아닐 꺼예요. 말한마디면 충분할꺼지만. 이거 제 생각에는 아주 이쁘게 나왔어요."
머리핀? 붉은 빛깔 머리핀이라... 보영이에 어울릴 지 상상.
"좋아하실 거예요."
"저 보영아 나.."
잠들었나 안 나온다. 돌아 서려는데, 문이 열린다.
"왔어?"
"응 좀 더 걸렸다"
"응. 나 기둘기다 살짝 졸았어."
"이건 약혼 반지."
"뭘 이런 걸..."
"글구 이거.... 하나 더 샀는데."
"머리핀? 후후 오빤 구요미... "
"...."
"나 사랑해 줘야 해."
"무조건 약속할께."
보영이는 배시시 웃는다.
"저 있자나... 내일은.. 좀 일찌감치 울 부모님 좀 만나줄래? 멀지 않아. 평창동 사셔."
"나 싫어하시면?"
"그럴 일은 절대 없어... 믿어."
"오빤 왜 날 믿는 거야? 내가 꽃뱀이면 어쩔려구?"
"그냥 너 좋아해. 다른거 필요해?"
"그럼 오늘 가지마."
"나 내일 아침에 좀 중요한 미팅 있어서 일해야 하는데, 놋북 가져와서 일해도 되니?"
"그건 괜찮아.... 도와줄 수는 없겠지만."
"이 반지 끼워줄까?"
"아니.... 내가 끼워줄께."
반지를 끼워 주다말고, 보영이는 쓰러진다.
"왜 장난치구 그래? 야!"
그게 아니다. 진짜다. 안아들구 달린다.
"뭐죠?"
"시간이 좀 걸리는데, 이 경우는... 결과 보시고 말씀 드리죠."
"그냥 얘기해 보세요."
"들으시면 안 좋으실 텐데요."
"그냥 해요. 화 더 내기 전에."
"단도 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산모분의 몸이 체내 아이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럴리는 없어요."
"현상적인 추론이니깐... 알아서."
"그건 말도 안 되요 얼마나 좋아 했는데."
"연기일 껄요?"
"너 이 씨바"
"팩트니깐. 알아서 하세요. 멱살은 놓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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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뜬 보영이...
"저어 오빠 나 왜 쓰러진거?"
"아니 그냥 빈혈이래."
"나 고백해도 돼?"
"아니 하지마."
"아니 말할래.... 오빠랑 그날. 나 ex남친이랑두 했어. 마지막이었구."
"고만해."
"이 아이가 오빠 애 아니어도 받아줄 수 있어?"
"고만해."
난 기억이 살아 난다. 난 마지막에 뺐던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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