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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현재

택시안에서 청혼

by MDabsurd 2022. 5. 23.

"수린씨?"

"응 왜?"

"오빠 취했어."

"나두 알아."

"오늘 무슨일 있었어?"

"뭐 늘 있는 일인데.... 오늘은 좀 언짢아."

"그만 마셔."

"미안해. 취해서."

"그 얘기는 아니고."

"나가서 담배 한대 필까?"

"응"

 

찬바람에 춥다. 수린씨가 불쑥 안는다.

"야 손시렵다."

"여기 신세계 백화점 있어.. 장갑 사줄게."

"장갑? 장갑이라...."

 

"어 이게 좋다."

"훗"

"얼마죠?"

"54만원인데요."

"저 신세계 20% 할인 쿠폰 있는데.,,"

"네에 그럼 43민 2천원인데...잠시만요."

점장에게 달려간다.

"아 이 제품은 할인이 안 된다네요. 신상이래서."

"그런게 어디 있어요?"

"뭐 저는... 시키는 대로..."

 

"한번 껴봐도 되나요."

"넵."

"보영아 착용감 좋다. 그냥 하자."

"어? 응. 근데 이건 사기인 거 맞지?"

"괘아나. 내가 살거거덩. 니꺼두 사줄게. 골라봐."

"오빠 진짜 취한거구나?"

 

"장갑두 커플류로 나와요?"

"아 네에... 이거 셋트 있어요... 셋트로 사시면 20% 할인."

"주세요. 보영아 껴봐."

"색감이... 참 얄미로운 커플 장갑."

"결제요."

"아 오빠 내가.."

"됐구... 돌아가자 나 좀 힘들다 취해서."

"카택 부를까?"

"응..."

"우리 장갑 끼구 나가자. 밖에 엄청 추워서."

"담배 한대씩 피자 술이 안깨."

"근데 왜 오빠 오늘 술 많이 부은 건데?"

 

"진실을 원하지?"

"당근"

"오늘 ex여친 기일."

"아직 기억해?"

"뭐 응."

잠시 침묵질... 카택이 온다.

"오빠 혼자 가."

"시른데?"

우리는 택시 뒷좌석에서 설왕설래.

"오빠 이 장갑 나 진짜 맘에 든다."

"그래 나두 그래. 오늘은 추워서."

 

 

"저 기사님 좀 그러하지만 차창 열구 담배 한대만 필게요."

"어? 그러세요. 저두 한대 주시면 좋겠군요. 금슬이....."

 

 

수린씨는 불을 붙여 기사님에 넘긴다. 창문은 전부 오픈.

밤기운이 스민 지독히 찬바람에 담배개비가 확확 타들어온다.

 

"보영아."

"응?"

"넌 진짜..."

"응?"

"아니야."

"말해봐 말해봐."

 

수린씨는 머뭇대다가 담배연기를 창밖으로 뱉고는.

"우리 이제 헤어져."

"어? 뭐? 왜?"

"뻥이야.. 후후후. 우리 결혼하자."

그리고는 담배를 한모금 빨더니 내 입에 딮키스질.

난 다 들이킨다.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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