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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현재

들어 올리다

by MDabsurd 2022. 5. 22.

"희한해. 이 사람 아직도 안 죽어. 벌써 일곱번인데.

 목을 베어 버리구 싶다. 도끼는 없나?

"여기서 도끼를? 불 태우믄 되지.

 

"수고했어.

"야! 넌 좀 죽어.

"곧 죽을 텐데 보채긴.

살짝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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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만."

"무슨 일이신가요?"

"그냥 조사 중인데요.."

"잠시만요 벗구 있어서."

 

"지은아 지은아 경찰 왔어. 왜일까?"

"모르는 척 태연한 척 해... 내가 금방 갈게."

"나 자신 없어."

"그럼 시간 끌어 봐 최대한... 내가 간대두. 15분이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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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신데요?"

문을 열지 않아 준다.

"아 방배서 박형준이고. 여기 신분증 보이시나요?"

"영장이라도?"

"그냥 조사입니다. 김수린씨가 그저께즘 죽었는데, 현장에서 보영씨 지문이."

"수린씨가 왜 죽나요? 구라치지 마세요."

"그냥 확인 차원 조사예요. 서로 연행하는 거 아니니깐. 문 좀."

"그 신분증 진카예요?"

"영장 받아 오라는 소리신가요? 아님 서로 모실까요?"

"아니오. 근데 저 지금 혼자라서 남자분 두분은 부담."

"너 절루 비켜서."

 

"저 혼자만은 괜찮으세요?"

"잠시만요. 전화번호 불러 보세요. 신분 좀 확인하게요."

"아 뭐 방배경찰서 대표 번호가... 잠시만요 좀 찾아 봐야 겠군요."

 

"야... 경찰서 번호 뭐야?"

"네에?"

"전화번호."

"02-3739-2097?"

"얌마 이거 짱깨집인데?"

"아 2098"

 

"02-3739-2098 입니다. 제 이름은 박형준"

"전번도 모르시는 거 보니... 좀 의심이 가네요."

"아 그게 아니고."

"근데 정말 수린씨가 죽었나요? 왜요?"

"살인입니다만."

"흙흙흙 말두 안 돼. 그리 좋은 사람이."

"여튼 좀 열어 보세요."

"제가 친구를 한명 불렀어요. 혼자는 무서워서. 도착하면 같이 들어 오세요."

"변호사인가요?"

"아니오. 그냥 친구인데... 글구 형사님 혼자만 들어 오시게 해드릴게요. 남자 두분은 무서워서."

"뭐 영장은 없으니 그리 하시죠."

 

방배경찰서 박형준? 좀 착하게는 생겼네. 강력계 형사들은 무서워야 하는 거 아닌가?

"보영아... 나 왔어..... 열어봐."

 

형사가 담배 피다 말고 따라 들어온다. 긴장된다.

"이쪽이 방배서 박형준 형사님."

"아 전 이지은이라고 합니다 친구예요."

"아 네"

 

"차 한잔 드릴게요. 오래 기다리셨는데."

"됐습니다."

난 차분히 영국 홍차를 우린다.

"맛이 좋군요."

"약간 떫죠?"

"아 뭐 약간."

 

"수린씨랑은 어떤 관계셨나요? 지문이 좀 많이 나왔는데."

지은이가 끼어든다.

"사생활이겠네요."

지은이의 연기력은 정말 짱이다. 개싸가지 모드.

"하아. 그렇긴 하군요. 그냥 퍼즐 조립을 해볼까 해서."

"됐구요. 제가 정말 사랑한 사람입니다. 다른 궁금하신 점은 뭐죠?"

"사망 일시가 4월 15일로 추정되는데 혹시 어디 계셨나요?"

지은이가 또 끼어든다.

"저랑 같이 있었는데요. 울집에서 술 마셨어요. 그게 금요일이죠?"

"아니오 목요일입니다만."

"아 목요일... 미안요.. 목요일."

"보영씨한테 물은 겁니다만."

"저 금요일에... 수린씨 집에 가긴 했어요."

"그래서 혹시 싸웠습니까?"

"아니구 그냥 낮에... 좀 잤어요. 아니 했어요."

"보영아.. 쫌"

"네에 CCTV에도 그리 찍힌 거 같은데..."

"떠 보실 필요는 없어요. 간건 사실이고 수린씨 건물에는 CCTV 설치 안 되어 있어요."

"그건 어떻게 아시죠?"

"수린씨가 그랬어요. 그 건물 주민들이 반대해서 없다고."

"아 그렇군요."

"사실일 거 같아요. 수린씨는 성품이 착해서 거짓말할 위인이 못 되고, 저는 충분히 믿어요."

"그럼 혹시 김수린씨가 원한을 살만한 사람이라도? 추측되시는 사람은 모르시나요?"

"한명 있긴 한데..."

"보영아 너 그만해."

"그게 누구인가요?"

"지은이................ 오빠."

"야!"

"엄청 싫어 했어요."

"보영이 너!"

"사실이야."

"무슨 관계인 지.... 물어 봐도 될까요?"

"그건 저두 잘 몰라요."

"너 왜 이래? 울 오빠가 왜?"

 

"좀 난감한 시츄네요.. 홍차는 잘 마셨습니다. 아주 맛있네요."

"아 네 저.... 서로 부르지는 말아 주세요... 무서워서."

"아네...제가 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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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방끗.

"나 잘했어?"

"어 그럴싸했긴 한데. 그 각본은 뭐야?"

"후후 존박이라는 사람 책 카피야."

"아 내이름은 P보영? ㅋㅋㅋ"

"너두 읽었어?"

"근데 수린씨는 좀 아팠겠지?"

"그 놈은 죽어도 싸."

"난 아직도 그게 궁금한데.. 왜 미워한 거지?"

 

"그건 너랑 잤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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