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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현재

파인자몽 쥬스

by MDabsurd 2022. 5. 22.

"혹시 수영할 줄 알아?"

전화가 왔다 수린씨한테.

"요즘에 수영 못 하는 ... 아니.. 할 줄 알아."

"알았어 내일 수영 하러 갈래?"

"몸매 보자는 거?"

"너 날씬 하자나."

몸매라.. 내가 날씬한 걸까??

오늘은 굶겠다. 거울 앞에 서본다. 

수영장이라.. 참 오랜만이다.

'아참 내가 수영복이... 하아.... '

일단 입어 본다.

망했다. 살이 살이...

 

"수린씨?"

"응?"

"나 수영복이 좀... 구식이래서."

"내일 백화점 들르면 되지."

잠이 오지 않아... 백화점에 들른다? 무슨 생각일까.

 

"이거 꽃무늬 어때?"

"비키니? 좀 그런데. 수영장엘 비키니로?"

"다 비키니니깐."

"뭐 실망하긴 없기."

 

"여긴 뭔데?"

"옥상에 수영장."

"어? 아."

날씨가 참 햇살이 찡하다.

 

 

"야아 수린아."

"오랜만."

"옆은? 아참 제 소개가 먼저죠? 전 수린이 대학 동기 연훈이예요."

"아 전 보영이요. 방가워요."

"수린아 너 한동안 안 보이더니?"

수린씨가 크게 웃는다.

'나 이쁜 건가?'

"제수씨 아름다우시네."

또 웃는다. 더 크게. 살짝 자신감이 들락 말락...

 

"너무 하얘." 

"응? 네에?"

"여기 좀 누워봐."

"오일 좀 발라줄게."

"좀....."

"개아나."

 

오일을 온몸에 발라주는 수린씨의 손길이 좋다

 

"저 잠깐만."

막 뛰어간다.

"자 이거"

"모자?"

"얼굴은 하얀게 더 나으니깐."

"아."

 

 

"뭐 마시자.. 좀 덥다."

"난 자몽"

"응."

들어간다.  수린씨는 파인주스 같다...

"저 보영아.."

"응?"

"이거 섞어 마시면 맛있는데...."

"어? 진짜?"

"아마 너도 좋을걸?"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이다... 나두 사실 파인주스도 마시고 싶었기에.

"진짜 개안네.."

키스 한번.

"우리 미시구 좀 물놀이 하구..."

"아 이거 좀 양 많아."

"그냥 두면 돼"

"아"

손을 잡는다... 끌구 물 앞에 가더니, 안구 뛰어든다.

"어어어?"

좀 난감... 이거 무슨 영화 찍나? 물속에서 그의 눈을 보았다.

수화로 눈을 감으라 시킨다.

딮키스.

숨이 막힐 때까지. 쬐끔 감동 먹는다.

20분은 논 거 같다. 수영장이라기 보다 물놀이터 같긴 하다.

"우리 나가자. "

"왜?" 

"주스가 불안해."

씨익 웃는다..

"아랫층에 스테이크 잘해."

"근데 오빠야.. 나오늘 자줘야 해?"

"응?"

"왠지 그래야 할 거 같은데?"

"전혀."

"나 기실 별루야?"

"네버."

"그럼 나 정말 좋아해?"

"슈어."

"파인자몽쥬스는 다 먹구 가두 돼? 맛있든데."

"내려가서도 시킬 수 있을 꺼야."

"아깝짜너."

"그래."

 

 

"수영복 백은 일루 줘."

"응?"

"밥먹구 올라오면 다 말려 줘. 요기 셀프두 있어."

"아."

 

"저 여기 이거 스테이크 하나 주세요. 그리고 커피한잔. 요거."

"난?"

"넌 스테이크. 난 커피"

"오빤 왜?"

 

"저 여기 앞접시 하나만."

"둘이 1인분 시켜두 되는 거?"

"몰라 회원제래서. 무제한 이용이야... 신경 쓰지마."

"오빠 부자였어?"

"아니 가난뱅이 아는 부자 있어... ."

 

"여어 수린이 오랜만."

"넹 아저씨."

"이 이쁜 아가씨는?"

"결혼하구 싶은 아가씨요."

"어우.. 처자 이늠이랑은 결혼하믄 절대....."

수린씨가 째려본다

"절대 되요.. 멋진 놈이예요."

 

 

"너 모르나 본데... "

"응?"

"오늘 100일째야."

"어?"

"자 이거 커플링인데 해줄래?"

"아우... 나 미안 몰랐어."

"개아나. 끼워줄까?"

"우와 이쁘다... 비싸 보이네?"

"손 줘봐."

 

"나 오늘 자줘야 하는 거지?"

"아니래두."

스테이크가 나왔다.. 뜨헉 개두꺼븐.

"앞접시요."

"어 수린아."

"저 분 울 삼춘뻘.. 약간 먼." 

"아. 응?"

"응..이 건물 울 아버지꺼야."

"그건 말이 안 되지..."

"뭐가?"

"아니.. 이 건물은... 잠깐... "

난 앱 네이버 검색...

"이거봐 수진 이자너.. 수린 아니고."

"닮았다는 생각은?"

정말 닮았네 그러구 보니... 이 사람이 육성전자 오너 아들이다.

"속인 건 아냐. 넌 한번도 안 물어봤어."

"그래도 차는 모닝, 차림도 뭐 딱히... 나랑 비슷한 클래스로 알구 있었는데..."

"실망했니?"

"실망? 그건 아니고. 나 끼워줘."

"아참. 스테이크 땜에 깜빡."

 

"난 집안사에 절대 관여 안해. 전부 형이 해."

"응."

"돈은 적당히 있어."

"대강 이해."

"오늘 자줄꺼니? 이 건물은 좀 희한해서 스윗룸이 아래층이야."

"너무 노골적 대쉬네."

"아니야 미안."

"아니야 해."

이거 너무 싸게 구는 건 아닐까 망설여 졌다.

"근데 여기 말구... 다른데서."

"응?"

"빨랑 먹구 나가자." 

 

"수영복은?"

"아 잠깐만... 저 여기 위층 수영복 좀 부탁 드릴게요." 

팁 5만원이다... 공짜래더니. 뭐 괜찮다. 왠지 멋있어.

근데 모닝은 모람.

 

"저기 저쪽."

"마포? 여긴 뭔데?"

"그냥 저기 좌회전."

 

 

"잠깐 기다려."

"..."

"아빠... 주차장 좀... 주차 해야 해요."

"아빠?"

"싫어?"

"아니 개아나. 아니다. 나 정장 아닌데 개아늘까?"

"응... 놀라지나 마."

 

서로 뻘쭘하다. 알아본다 서로.

"총리님."

"자네."

 

왠지 살얼음판이다.

 

"아빠 왜 그래?"

"아니야... 보영아..... 저 여보 술상이 필요할 거 같구려."

"아빠 술 앙대. 우리 수린 오빠. 운전해야 해."

"대리 부르든가, 니가 운전 해주든가... 아님 집에서 자고 가든가."

"집에서 자구 가는 게 젤 좋겠다. 위험하니깐. 아빠는.... 참."

 

수린씨는 총리를 만나고도 장인 이상의 예우는 없다.

뭔가 사연이 있는 듯.

 

"한잔 따라보게나."

"보영아 니가 따라"

"어?"

손깍지를 낀다 수린씨가.

"허허.. 보영이는 내 딸이라네."

"그럼 한잔 올리지요."

무릎을 꿇고 한잔 따른다. 뭔가 이상하다.

"수린이라... 여보 김치전 부쳐 와. 보영이 너는 가서 막걸리좀 댓병 사와봐라... 이놈 말술이다."

"술 안 마셔요."

"얼렁!!"

"응. 아빠."

수린씨의 눈빛에 서슬이 푸르다.

막걸리를 사들고 돌아 왔는데, 이미 발렌타인 두병.

아빠는 걸쭉 한데 수린씨는 여전히 눈빛이 안 풀렸다.

"보영아... 오늘 니 방에서 자구 갈게."

"어?"

"막걸리 줘봐. 더 사와 10병."

"어?"

"장모님 괜찮죠?"

 

엄마가 웃으신다. 승낙 싸인.

'내탓이야 내탓이야... '

돌아 왔을 땐 아버지는 이미 기절.

'무슨 총리가 술대작에 지구... 아빠두 참.'

"화장실은 어디일까?"

"저쪽. 왼쪽."

"응."

 

어머니는 아버지를 부축해서 아니 거의 끌구 들어가신다.

 

'술개쳐먹구 처음 이라니... 정말... 나 씻어야 되는데..'

화장실에서 나온 수린씨. 찬물 세수를 한 듯...

 

"저 있자나..."

"어?"

"나 오늘 당황했어 살짝."

"미안"

"우리 나가자. 니 방 구경은 다음에."

"어? 그래."

"니네 아빠 아니 총리님.. 말야... 술 종니 못해."

"오빠는?"

 

 

100일 신고식 치고 굉장히 요란한 밤이다. 가로등이 어른댄다.

난 수린씨 술내음에 취한다. 막걸리라니 이 밤에.

 

"내가 집까지 운전해 줄게."

"아니야. 다시 들어가자 맘 바뀌었어."

"..."

"하자"

 

2층집이래서 뭐 1층 안방까지는 멀지만.

난 좀 민망하다. 아 닥친다.  살짝 밀려다가 그냥 안았다.

잘 못 벗기길래 벗는다.

"저어~ 나 처녀는 아니야."

"나두."

살짝 아프다. 거칠다.

 

"저 있자나... 울 아빠랑 어뜨케 아는 건데?"

"그건 나중에."

"그냥 말해줘 봐."

"아버님 어머님이 승낙하셨으면 된 거 아닐까? 너두 오케이 한거구"

"어? 뭐 그런 셈이네."

"잠깐만 한번 더 가자."

 

이번엔 온순하다. 이 빌어먹을 막걸리 내음. 잠든다.

하다말고.

 

난 살포시 일어 나려는데, 내 허리를 감는다.

"어 나 잠깐 물좀 마실려구."

"벗구 나가게?"

"어? 아니쥐."

"나도 물이 필요한데."

"어"

가슴공략. 아무리 애를 써도...난 한방울도.

 

"오빠 나 정말 좀..."

계속 빤다. 쪼끔은 나오는 듯.

"미안해... "

"아니야 절대 아냐."

"나 좀 자야 겠는데....내일 아침에 여기 있으면 안 될 거 같은데..."

"아... 좀 글치?"

"응 그래."

 

수린씨는 살짝 휘청 댔다. 술기운 때문인 지.

"어디로 갈까? 오빠집 아님 아까 그 건물?"

"너 내집 모르자너."

그러구 보니 난 모른다.

"청담동 대림아파트 104동 1701호... 나 좀 잘래. 이거 키"

"어? 어.... "

 

'울 아빠 내일 아침에 일어나시면 기절 하실껄? 그걸 다 불다니.'

 

아빠가 나름 마음에는 드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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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영아. 보영아."

"어 왜?"

"오늘 101일"

"아니 아직 100일. 어? 어. 다 왔어. 다왔어. 104동... "

"지하주차장.. 옥외 없어."

"아 .... "

 

지하 주차장 찾아 104동.. 참 미로다 싶다. 

키를 줬는데 이건 또 어떻게 쓰는 걸까.

깨운다.... 

"터치야. 그냥 대면 돼."

"술도 못 마시믄서....."

 

집은 우와 뽀대난다. 근데 소파도 티비도 없다.

침대에 누우라고 대강 해둔다.

 

왠지 불편할 거 같아서 잠옷으로 갈아 입혀 주고 싶은데.....

옷장을 열어 본다. 이상하다. 다 있는데 잠옷류는 없다.

어디 있을까.

"물 한잔만 주라. 갈증나."

"어 좀 깼어? 잠깐만."

물을 벌컥벌컥... 

"고마워."

"뭐가?"

"나 좋아해 줘서."

"그건 나두 그러네."

"오늘은 가지 마."

"뭐 그러지 뭐. 자장가 불러주까."

그는 그냥 당긴다.

그냥 같이 있자...  수린씨는 내 아랫배를 어루 만진다.

따뜻하다 손길이.

파인레몽 쥬스는 왠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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