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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현재

멸치국수

by MDabsurd 2021. 7. 5.

"엄마 더운데 그냥.. 비빔국수 비벼 묵자"

"넌 그렇게 뭐 하기 싫어해서 나중에 남편이 퍽이나 좋아하겠다."

"괜찮아 라면 전자렌지에 데펴 주믄 되지 모."

 

"엄마 국수 두 그릇에 멸치를 왜 이리 많이 까니?"

"아이고오, 손톱하구 왔는데, 멸치 냄새 쩐다 쩔어."

 

"자아 이쯤에서 물을 얹구, 육수를 내고,,,

"뭐 위에 안넣을라고?"

"살짝 빨아 볶음 김치볶음. 글구 양념장."

 

"8그릇 맹글거니깐 알아서 셔틀해."

"덥네 더워"

"엄마 두그릇 부족. 손님 두명 추가."

"근데 말야. 그럼 우린 모 먹게?"

"비빔면 묵을래?, 아님 너구리."

"너구리 끓여. 나 슈퍼 댕겨올게."

 

내껀 500짜리 맥주 한캔, 엄마껀 4홉드리 막걸리.

"지은아. 넌 왜 그리 야박하니? 엄마한테?"

"왜?"

"내 맥주두 사와야지."

"냉장고 열믄 많이 쟁여 뒀자너."

"그럼 네가 그거 먹어. 난 니꺼 먹을래. 니께 더 맛있어 보인다."

 

난 비빔면, 엄마는너구리 매운맛.

"지은아 지은아. 나 니꺼 한젓가락만 먹어봐두 돼?"

마당에는 

빈 개집과, 녹슬어 치워 놓은 지구본이 

톡톡 떨어지는 빗소리를 고즈너이 튕겨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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