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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현재

밥그릇이 없어졌다.

by MDabsurd 2021. 7. 2.

밥을 먹다말고 물끄러미 찬장을 보는데,

밥그릇이 네개가 있어야 하는데,

하나가 없다.

설거지 통에도 없다. 대형 사고다.

지난밤에 강도가 들었었나 싶지만

누렁이 짖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용의자는 

1순위가 동식이 애미.

얼마전에 울집에 와서 식혜 한잔을 먹고 갔다.

2순위는 밤밥 지은거 두 그릇을퍼다줬던

파주댁. 설거지를 해서 가져다 준다 했었다.

슬근슬근 그 집에들 들러 딴청을 피우며,

운도 띄워보고 찬장도 들여다 보고...

 

이 여시같은 냔들 내가 돈 좀 있다고

내 밥그릇을 가져가다니,

참 무서운 세상이다.

 

"누렁아 누렁아 집좀 잘 지켜야 겠다. 알았지?"

허기가 져서 밥을 말고 김치 볶음으로

한끼를 떼웠다.

 

세월은 잘도 간다.

 

"누렁아 오늘은 우리 아줌마들 불러다 괴기한근 구워먹자꾸나"

"너 놓아하는 삼겹살도 구워줄게."

알아 듣는 지 누렁이가 폴짝 거리며

빨리 장보러 가자고 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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