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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현재

사라지지 않는 작은 연못

by MDabsurd 2021. 8. 9.

퐁당. 아빠 진짜 이거 울집.

와아. 

"그럼 나 병아리 사와도 돼?"

"병아리는 곤란해. 너어~ 아빠랑 약속했잖아. 병아리는 이제 그만."

"이쁜데. 왜 죽지?"

"글쎄 크면 알게 될까? 아빠두 몰라. 죽더라구."

난 병아리가 참 이쁜데, 얘가 닭이 되기 전에는 되게 못 생겼다.

내 기억으로 두마리는 그 단계까지 갔다. 못 생긴 병아리인 지 닭인 지.

근데 솔직히 나는 그 개체가 무서웠다.

닭이 될까 봐.

"아빠 나 무서워."

"닭이? 아님 병아리가..."

"아니,저 못 생긴 애들이."

 

"아빠 나 화가 나."

"거위 두마리 쟤네들이 나보구 막 꽥꽥 대면서 나한테 화내."

"연못이 너무 좁아서 그럴 걸?"

"그래?"

"아마도"

 

연못을 크게 만들기엔 난 너무 어렸다. 거위 한마리를 잡아다가 부둥켜 안아,

대문 밖으로 가라고 했다.

"울 연못은 너무 좁아. 다른 데 가서 살아."

며칠이 지났는데, 남은 한마리 거위가 시름시름 앓더라.

"친구가 없어져서 힘들구나?"

난 그 거위를 안아다 대문 밖으로 가라고 했다.

 

울집 나무는 감나무 였는데,

매해 떫은 감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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