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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284

한방울 너무 더운 여름이다. 아까 김회장 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는 게 아니었다. 너무 덥다. 집앞 밭에 난 쓰러졌다. 고추들이 자라는 걸 본다. 땀방울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다. 하늘을 바란다. 하얀 구름에 내 눈물의 비가 내린다. 소나기라도 내리지. 매가 한마리 떴다. 매야 매야 막걸리 한병만 더 받아오렴 난 눈을 감았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린다. 2022. 7. 26.
첫만남 "저 여기" "어 금방 알아 보시네요." "아?" "제가 8분 늦었네요." "괜찮아요." 커피를 마신다. "지은씨 맞죠?" "네에?" "그럼 형빈씨 아니세요?" "네에? 아닌데요 전 수린이라고 합니다. 김수린.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아 네에.. 죄송요." 나는 좀 작은 소리로 "지은씨... 지은씨..." 아직 안 왔나 보다. 앉아서 기다린다. 30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좀 화가 나서 주선해 준 후배에 알아봐 달라고 전화를 건디. "어 선배 메시지 찍었는데? 지은이네 아버님이 교통사고로 많이 다치신 듯." "알았어." 돌아서 나오려는데, 그녀는 여전히 혼자다. "저 앉아도 될까요?" "뭐 그러세요. 기분두 꿀꿀한데." "형빈씬가 하는 분 아버님도 교통사고?" "그걸 어떻게 아세요?" "나가시죠. 제.. 2022. 7. 23.
어느 대화 "저 수린씨 말야... 날 좋아하긴 해? 아니면 나랑 한번 자고 싶은 거?" "어? 왠 뚱딴지?" "우리 같이 다닌 지 3년이야." "오늘 무슨 기념일?" "뭐... 내 생일." "생일이었군... 그럼 이거 줄게." "뭔데?"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수린씨는. "아 여기." "뭐야?" "열어봐." "목걸이? 반지 아니고?" "어 좀 오래 들구 다녀서 작게 패킹을 다시 했어." "어 이 빨간 건 뭔데?" "난 몰라 이뻐서 너랑 어울릴 거 같아서 그냥 샀어. 나름 비싼거야." "날 좋아하긴 하나벼. 함 자줄까?" "아니 난. 좋았다 싫었다 해서...." "역시 그랬던 거군." "후후 그거 들구 다닌 지 2년도 넘었어." "아..." 뭔가 꼬여가는 느낌이다. 내가 문제가 있는 건가. 과거의 기억을 되짚어 보니, .. 2022. 7. 19.
갑자기 "야 이냔하 주차 좀 똑바로 해. 이렇게 비스듬하게 대면 ..." "그냥 제가 좀 삐딱하게 대긴 했네요." 수린씨가 뒤에 선다. "아저씨 뭡니까?" "아니 차가.." "제가 다시 주차할게요." 슬금슬금 물러난다. "주차 못하면 운전을 하지 말어 이냔하." "그냥 가시죠." 수린씨는 다시 주차를 하고, 내 손을 잡는다. "커피 한잔 먹으러 가자." "뭐 내가 고맙다고 해야겠지?" 그냥 씨익 웃는다. "그냥 무시해 기분 나빠하지 말고. 니가 이뻐서 그런거야." "후후. 수린씨 눈에도 나 이뻐?" "뭐 딱히 이쁘다기보다는.."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십시오." "뭐 예." "그럼 커피를 사줄 권한을 하사하겠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수린씨의 등에 업혀본다. "이거 왜 이러십니까? 덥사옵니다." "업을 .. 2022. 7. 18.
공터에서 I 담배를 핀다 마음이 심란하다. 담배는 마음의 고향. "아저씨. 저 한대만 주세요." "네에? 아 예" "아저씨는 뭔 일인가요?" "후후~ 그냥." "슬퍼 보이네요." 정곡을 집혔다. "그러는 아가씨도 밝지는 않은 거 같군요." "저는... 돈이 없군요." 그러구 보니 애매한 차림새. "전 수린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하늘이 파랗군요." "그렇네요." 급작 운다. 마음이 안 좋다. 지갑에 오만원짜리 한장이 있길래, 손에 쥐어주고 내뺀다. 더이상 얽히면 안 되지 싶었다. "전 지은이예요!!" 2022. 7. 14.
사는건 뭐였을까? 오늘은 햇볕이 쨍쨍하다. 나는 여덟명의 어부(?)와 주방장 지은이를 벌어 먹여야 한다. 감은 이쪽인데, 그그저께도 그저께도 형편이 없었다. 한번 헛탕을 치면, 그날은 도루묵. 난 쫄개(?)들에 만선을 치면 20%씩 하루 임금을 더 쳐준다. 대강 한번 출항에 400만원은 인건비로 나간다. 아 오늘은 황당한 시츄에이션이다. "저 선장님..." "어 지은아 왜?" "저기 음식 창고에서요. 쥐를 두마리 잡았어요." "쥐?" "흐음... 네에 새끼쥐인데. 제가 그 선장님 야구방망이로 잡긴 했는데." 난 야구 선수 지망생이었다 한때. 그래서 조황이 안 좋으면 바다에 공을 날린다. 지은이가 그 야구 방망이로 쥐를 잡을 줄이야. "그럼 음식물은 못쓰겠네." "죄송해요." "괜찮아. 한바퀴만 더 돌고 돌아가자." "죄송.. 2022.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