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여기"
"어 금방 알아 보시네요."
"아?"
"제가 8분 늦었네요."
"괜찮아요."
커피를 마신다.
"지은씨 맞죠?"
"네에?"
"그럼 형빈씨 아니세요?"
"네에? 아닌데요 전 수린이라고 합니다. 김수린.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아 네에.. 죄송요."
나는 좀 작은 소리로
"지은씨... 지은씨..."
아직 안 왔나 보다.
앉아서 기다린다.
30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좀 화가 나서 주선해 준 후배에 알아봐 달라고 전화를 건디.
"어 선배 메시지 찍었는데? 지은이네 아버님이 교통사고로 많이 다치신 듯."
"알았어."
돌아서 나오려는데, 그녀는 여전히 혼자다.
"저 앉아도 될까요?"
"뭐 그러세요. 기분두 꿀꿀한데."
"형빈씬가 하는 분 아버님도 교통사고?"
"그걸 어떻게 아세요?"
"나가시죠. 제가 밥 살 게요."
"네에?"
"그냥 나가시죠... 형빈씨라는 분은 운이 없네요."
"네에?"
"뭘 먹으러 갈까요?"
"파스타?"
"아는 집 있으세요?"
"딱히 아는 집은 아닌데..... 그냥 오다가 봤어요."
"가시죠."
"네에."
메뉴판은 단촐했다. 술집이다.
"어떤 파스타?"
"전 봉골레."
"네에... 전 스테이크 시킬게요. 나눠 먹어요. 와인은?"
"전 스파클링이 좋은데... 괜찮으세요?"
"네에 괜찮습니다."
주문은 되었고 나눠 먹는다.
첫만남인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수린님이라고 하셨죠?"
"네에."
"전 보영이라고 해요."
"박보영 씨보다는 이보영씨랑 더 비슷하신 듯."
"후후...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근데 전보영이예요."
난 피식 웃었다.
전보영...
그녀도 피식 웃는다.
"생각 외로 맛있는 집이네요."
"그러게요... 간판은 좀 허름한데.."
"그럼 행복해 지시길."
"저 수린씨? 전번 받아도 될까요?"
"명합 드리죠."
"오성전자 다니시는 군요?"
"뭐 먹구 살아야 해서."
"오늘 잘 얻어 먹었으니, 다음엔 제가 한번 쏠게요."
"신경 안 쓰셔도 되요. 전 오늘 소개팅? 맞선인가? 나왔다가 바람 맞은 거."
"아 저도 그래요. 전 소개팅. 아니 맞선인가.."
"후후 여튼 신경 쓰시지 마세요... 행복 하세요."
"아 잠시만요... 전 명함이 없어요... 전번 드릴게요."
지갑에서 메모지를 꺼내더니. 전번을 적어준다.
뭘 한참을 쓴다
"혹시 맞선분이랑 잘 안 되시면 연락 주세요. 전 보영이예요."
그리고 돌아서 뛰어간다... 버스를 잡는다. 갔다.
또 생각이 많아졌다.
난 택시를 잡는다.
"안녕하세요 사당동으로 가주세요... 가서 말씀 드릴게요..."
"네에. 이수 교차로쪽으로 가면 되겠죠?"
"네에"
엇갈린다.. 인연이...
집에 돌아와 보영씨에 전화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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