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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284

사춘기 과외 "어 좀 늦으셨네요." "15분." "애 기다리고 있어요." "지금 나가 봐야 해서. " "네에.." "냉장고는 그냥 쓰셔도 되요. 저좀 급해서." "네에.." 노크노크 "아 오셨네요." "숙제는 풀어 놨지?" "그건 됐구. 뛰어 오셨나 봐요." "어. 좀 늦어서." "에어컨 틀까요." 천장을 가리킨다. 시스템 에어컨이다. "뭐 그럴 필요까지는... " "선생님 목에 땀이 좀 거슬려서요." "그래 그럼 켤까?" "벗으실래요?" "어?" 아이의 눈이 다소 음흉하다.하긴 한창 그럴 시기다. "블라우스두 벗으셔도 되요." "어? 야 이게." "그냥 시원하시면 좋을 거 같아서요." "말이 되니?" "싫음 마시고요." "야 이건 이게 아니고... " "잠시만요. 뭐좀 마실거 들구 올게요." "응? 응" "자아 여.. 2022. 6. 3.
더운날 "저 이보게." "네에?" "저 좀 미안한데.." 난 일단 리어커 뒤로 선다. "밀게요.." "그게 아니고. 자네 땅바닥에 지갑을 흘려서." "어? 네?" "이거. 그래도 다행이야. 담배 피는구만?" "고맙습니다. 날두 더운데 하드라도?" "잠깐만." "뛰어갔다 오께요. 아참 뭘 사올까요?" "아무거나." "그냥 콕 찍으세요." "나 그럼 아맛나 없으면 브라보콘?" "네에... " 난 좀 뛴다 날이 덥다. 편의점에서 생수 500ml 하나 장수 막걸리 한병. 아맛나 브라보콘. 난 또 뛴다 날이 덥다 "아저씨. 하나는 제꺼예요." 아맛나와 브라보콘을 내민다. "난 아맛나" 참 더운 날이다. "오늘 유난히 더운데 곧 소나기 부을 거 같지?" "구름은 없긴 한데 잠깐만요." "이런 날은 말이네.. 구름이 없어도.. 2022. 6. 2.
방과후 눈밭에 누워 있다. 살짝 춥기도 하고. "소영아... 이건 뭐지?" "그냥 미워서." "죽이고 싶도록?" 수린이는 가슴을 열어 제친다. "여기에 다시해." "하라면 못 할줄 알아?" "해봐." 가슴이 후끈. "이유는 뭔데?" "그냥 미워서." "후후 가기전에 내 말 듣구가." "저기 CCTV 거두어야 된다? 일단 그거 하구. 저기 주차된 차두 있는데... 당장 문 빠개구 블랙박스 수거해." "나 겁주는 거?" "아니 그냥 그리해" 난 이제 눈밭이 친구. 쓸싸한 밤이다. 눈이 또 내린다. 난 소영이가 나를 왜 죽였는 지는 도무지 모르겠다. 2022. 6. 1.
핫도그 "보영아 너 입에 머스타드 쬐끔." "어? 아..." 오늘은 스키니진. 보영이는 참 뭘 입어도 이쁘다 "저 있자나..." "어? 뭐?" "나 배불러." 그러면서 먹던 핫도그를 내 입에 민다. 난 베어 물려고 입을 벌리는데, 보영이가 입에 쑤셔 박는다. "우하하하... 오빠 입에 머스타드 왕창." "너어?" 걸어오는 길 낙엽이 사각거린다. "우리 벤치에 좀 앉자." "살짝 추운데?... 그래 저기 앉을까?" 가로등 불빛이 왠지 주황빛이면 더 좋겠다 싶다. "이거 줄께. 집에 가서 펴봐." 난 호기심이 동한다. "뭔데?" "가서 읽어." ------------------------------------------------------------ 수린오빠, 나 그동안 너무 행복했어. 오빠가 너무 잘해 준 거 .. 2022. 5. 27.
소금쟁이 글을 쓰려다 그림을 그려 본다... 잘 안 된다. 손아 제발 쪼금만 더 버텨주렴. '싫어' '내가 죽는다는 건 너도 죽는다는 건데두?' '아니지 넌 날 죽인 거지.' 따뜻한 족욕기에 발을 담근다. '나두 들어가고 싶어.' '싫어.' 나무가 푸르르다. '손아 우리 한번만 더' '근데 나 진짜 죽지?' '응' '그럼 다해준다. 어차피 니 책임이지 난 책임 없으니깐.'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 이름 뭘로?' 지가 쓴다. '우울하다' 종이를 펼치고, 펜을 들었다. '우울하다 다음은?' '우리 개나리 하자.' 손이 미친 듯 써내려 간다 ------------------------------------------------------------------------- 예전에 냇가에서 본 그 애 이름을 난 모른다... 2022. 5. 25.
마당에 서다 오늘은 좀 촉촉한 아침... 비가 올 것 같지는 않다. 상큼한 풀잎향이 뇌리를 스친다. 화분들에 불을 뿌려준다 "저어 아저씨... 이 주소 좀.." 왠 여중생 또래가 마당으로 들어선다. "주소는 핸드폰으로 잡으믄 되잖니?" "아니오. 뱅뱅 돌아요. " "지도.. 아 여기 울집인데?" "네에?" "업데이트가 안 된 모양이네.. 여기가 거기인데?" 또 불길해 진다. "어떻게 찾아온 건데?" "엄마 추적 중인데요." 난감하다. "지은씨 좀 나와봐." "응 잠깐만." "니 딸이랜다." 둘이 부둥켜 안구 우는데... 나원참. 난 할말이 없다 "자리 비켜줄끼?" "아니.. 좀 미안..." "저두요. 아저씨" "아주 쏘옥 닮았네.. 나 수퍼가서 막걸리 한잔 마시구 올텨."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아주 벅차게. 마당.. 2022.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