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냉면 받아 왔어."
"냉면?"
"날두 덥구..
"두 그릇. 비냉 물냉 하나씩."
"니가 골라."
"아니 당신이 먼저 골라."
"그릇 두개 가져와. 어?"
"나눠 먹자."
"그래."
"어디서 샀어. 좀 맛이... 그런데..."
"아 5일장에서 노점상에서 파는 거."
"얼음 많이 띄워서 시원하기는 하네."
"짜짜라잔... 막걸리두 한병.큰거 사왔쥐롱... 요것두 수제래."
"오이지 오이가 잘 안 자라..."
"그냥 냅두면 다 클껄?"
"아무래도 하우스를 하나 더 짓든 지 해야지... 이거야 원."
"오이 때문에?"
"우리 지난 겨울에 돈 거의 못 벌었기두 해서."
"그건 신경 쓰지마."
"근데 비냉이면 육수 안 주나?"
"받아오긴 했는데 멸치 육수야."
"아 됐다."
"좀 그지?"
"비 오네."
"어? 오늘 비 온다는 이야기 없었는데..."
마루에서의 한 여름에 우리는 냉면을 먹었다.
"오이지 오이가 계속 걸려. 무슨 벌레래도 생겼나."
"옆집 가서 물어 봐다 줄까?"
"물어 봤는데 잘 모르겠다고..."
"내가 다시 물어봐 줄게."
"뭐 그래주면 좋지."
"우리 여기 내려온 지도 이제 3년째네.."
"응 글케 됐군."
"겨울에 춥지만 않으면, 뭐 살만한 듯."
"그건 어떻게 잘 안 되지 싶네. 그래도 지난 겨울은 안 추운 편이었는데."
"뭐 그건 인정."
"석유난로 하나 더 살까? 세일 하는 거 있어... 2만원이면 된다."
"돈 있어?"
"응 어제 취나물이랑 더덕 팔았어."
"아... 보리는?"
"그건 안 팔리더라."
"농협에서두?"
"아니 아직 안 가져 가봤어. 빨리 해치워야지."
"너무 신경 쓰지는 마. 나 보리밥 좋아해. 깡보리밥은 말구."
"야 냉면! 얼음 다 녹았다."
"뭐 괜찮아. 수린씨는 지금 생활 괜찮아?"
"응? 여기 공기두 좋구... "
"나 때문에."
"그런 소리는 하긔 없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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