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리수230 숨은틀린그림찾기 I 회사 입사 합격날이었든가. 스스로 대견해서, 창밖을 바라보는 자리에 앉아, 라떼를 홀짝 거리고있는데, 자꾸 눈에 거슬린다. 그녀가 오들거리는 모습이. '버스를 기다리는 거래두 추운데, 어디 들어가 있지 왜 까페 앞에 서서 저러구 있을까 들어올 때부터 서있었으니, 벌써 10분은 지났겠구만' 기분도 좋은 날인데 하고 나는 내가 제일 아끼는 목도리를 들고 나가 그녀에게 건넸다. "커피라도 한잔 하실래요?" "아니예요. 도착한다는 버스가 안 와서." "네에 그럼 이거라도 하세요." 목도리를 목에 둘둘 감아주고 까페 안으로. "저기 저어." 자리에 앉아 다시 보니, 그녀는 버스에 오르고 있었다. 커피를 사주려고 한 거지 목도리를 주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녀가 버스 창으로 내다보며, 나에게 인사를 했다. 나.. 2021. 9. 6. 시) 늑대와 춤을 늑대와 춤을 벼리수 울타리를 쳤지 총을 사다 쐈어. 부질 없는 노릇이었지. 으르렁 거리던 늑대들두 자꾸 보니깐. 안 오면 아픈가 걱정이 되더군. 이름을 지어줬어. 난 양들의 새끼만 밤에 오두막에 가두고, 그냥 냅뒀어. 노래를 해줬어. 죽은 양을 위하여, 배부를 늑대를 위하여. 아무래도 돈이 줄더군. 늑대들을 식사에 초대했어. 처음에 구경만 하다가 한두마리 모였어 아무래도 날고기보다는 맛있었나봐 난 특제 소스를 발라 줬거든. 늑대가 죽어갈 무렵이 되면, 내 곁에서 노래를 들으며 잠들었어. 탕탕~ 오늘은 늑대를 위해 요리를 하지도 않았는데, 낮에 늑대들이 울면서 모여 들었어. 2021. 9. 2. 마지막탄환 "뭐냐? 넌? "좀 모셔 오시라고." "누가?" "저희 Q형님이 한판 하시자고." "올래면 지가 오지. ㅉㅉ 매너 꼬라지 하고는." "그럼 모시겠습니다." "미천한 치들 차는 탈 수 없으니깐 난 내 차로 따라가지" 잔디가 잘 다듬어져 있고, 위에 큰 은행나무가 그늘을 만드는 꼭대기에 탁자가 하나 놓여 있었고, 척 보면 안다하는 정치인, 교수학장, 연예인 그리고 몇명이 도박쟁이가 구경하러 온 건지, 증인인지 둘어 앉아 있었다. 10미터 거리도 안되는데, 쌍안경까지. 탁자 위 소리는 탁자에 붙은 마이크에 연결된 스피커를 통해 나가고 있다. 내 등장 음악은 모짜르트 레퀘엠. "오오 오늘 가시겠네 Q씨." "니가 가겠지 K수린" "종목이 뭔가?" "러시안 룰렛." 게임의 내용은 이러했다 탄환은 화약이 든 것과 .. 2021. 8. 30. 마지막 카톡 벨을 눌렀다. 벨을. 흰옷 입은 아가씨가 들어 왔는데, 왠지 퉁명스런 표정이라 당황했다. "어디 불편하세요?" "그게 아니고, 부탁이 있어요." "뭔데욧" "아무래도 금방 갈 거 같아요." "가긴 어딜가요." "여기 봉투." '그이가 지난번에 와서, 이거 주면 하자는 대로 할꺼라고 했다.' "뭔데요." "전화기 카톡 하나만 보낼게요." "이따가 산책 하실 때." "네에. 그리고 머리도 좀 빗겨 주시면 안될까요?" "네에 다른 분 오실 거예요." 햇살이 살짝 따가왔지만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살랑 거리는게 귀뚜라미 소리마냥 눈에 비쳤다. "귀뚜라미는 밤에 우는데..." "매미예요 매미." "아... 매미." "전화기. 잠깐이예요." ------------------------------------------.. 2021. 8. 29. 옆집 여자와 냉면을 먹다. I "시원해 완전." "그르게 보일러 쎄게 틀었네. "메뉴판이.." "보긴 뭘봐. 비냉, 물냉 중에 골라." "난 비냉, 오빠 비냉? 그럼 나 물냉. 두개 시켜서 노나 먹자" "그건 또 왜? 비냉은 뺏어 먹어야 제맛. 아 글구. 이렇게 노나 먹어야 부부 같지." 오손도손 냉면을 먹고 가게를 벗어나 차를 끌고 가는 곳은, 처가 수목장 모아둔 곳. 재작년에 처제가 갔으니, 이제 3년째. 발레 연습을 하다가 삐끗 해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다보니 백혈병 검진을 받고, 오래지 않아 저 세상으로 갔다. 몇년새 가족들이 자꾸 상을 당하니, 와이프와 나도 약간은 소원해 졌다고 할까? 아직 애도 가지지 못했다. 분위기도 바꿀 겸, 해외로 놀러 갈라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쉽지가 않다. 벌써 내가 마흔 지은이가 서른 .. 2021. 8. 23. 풍성낚시터에서 I "빵빵 빵바라방" 랩에 있기에 좀 우울한 날이다. 토요일 저녁. 학교 밖으로 혼자 나왔다. 물론 들어가 봐야 하지만. 학위를 받으려면 이거저거 할 게 많은데, 아직도 수학 문제 안 풀려서, 끙끙~ 안 풀린다기 보다 모순이 생겨 버렸다. 내 전공은 핵물리학인데, 뭐 실험할 환경이 없으니, 소위 이론물리학질. "빵빵 빵라바방" 뒤를 돌아 보기도 귀찮아 길 구석으로 걷는데, 왜 따라 오며 저러는지. "빵빵 빠라바랑" '여기 주택가여 시끄럽게 굴지 말고 그냥 가라. 나 피죤해' 어쩌시꾸 이젠 헤드라이트 질이다. "뭔데." 옆으로 다가서서 차창을 내리더니, "수린씨 얼렁타" "저 누구세요? 전 잘 모르는데." "그냥 타라믄 타 이 쪼다야." 악몽이 되살아 난다. P보영. 절대 친한 사이 아니었다 2년 수료할 .. 2021. 8. 19.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