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38 30분 만찬 힘들고 추운 겨울 빙판에 손톱으로 빙판을 긁는다. 배가 고파서. 지금 두시간 째. 열린다... 찬물에 들어간 손이 따뜻해진다. 무슨 저수지에 물고기가 없나. 이젠 온 몸이 얼어서 도저히 안 되겠다. 산불을 질러서는 안 되지. 나뭇가지를 좀 꺾어 모아다가 불을 붙인다. 으악 연기... "자네 뭐 하나." "아 그냥 너무 추워서." "후후 이거 나랑 구워 먹을래?" 생선 두마리. "꼬챙이류 두개 주워 오게 좀 굵은걸루." "네에" 침이 꼴깍 넘어간다. "집은 없나?" "아니오." "근데 왜." "이 물고기 이름은 뭔가요?" "후후. 말하기 싫은가 보군." "딱히 그건 아닙니다. 맛있네요." 좀 먹다가 "집에 들어가면 마눌이가 쇠몽둥이로 패요." "뭐?" "여기 멍든 거 보세요. 이쪽 어깨도 망가졌어요." ".. 2022. 6. 9. 거미집 누워 있는데 긴 다리 거미가 지나간다... 거미를 볼 때 마다 신기하다. 거미는 둘이 있는 걸 본 적이 없다. 눈으로 좇아가 본다. 아 벽장 뒷켠에 집을 세웠다. 키워볼까? 키워볼까? 긴다리래서 볼 품이 없어 싫은데. 거미를 손으로 움켜서 문밖으로 내준다. 따뜻한 여름날. 참 못 생겼다. 2022. 6. 8. 기념일 "아빠... 근데 엄마 이름이 보영인데 왜 나두 보영이야?" "그게 왜 궁금한데. 이제 와서." "아니 늘 궁금했구, 몇 번 물었는데 대답 안했자너." "됐어." "듣구 싶어." "한자는 다르자너." 딴딴따라란 딴 따라란.. 난 귀에 대고 속삭인다. "너 너무 이뻐." "고맙" 저기까지는 가서 돌아 나와야 한다. 참 멀어 보인다 이 길이. 눈물이 날라 해서 막 참는다. 난 잠깐 앉아 있으려다 나온다. '행복해라. 미안해 네 결혼 기념일이 제삿날이 되겠네.' 2022. 6. 8. 쭈쭈바, 떡볶이 그리고 연탄 "오빠." "왜?" "날이 더운데, 우리 쭈쭈바 사묵자." "돈이 잠시만....... 철이의 주머니에는 80원뿐. 쭈쭈바는 50원. 생각이 복잡하다... 일단 문방구로 가서 16 절지 가격을 알아본다. "30원어치만도 파시나요?" "후후. 16장 가져 가렴." "네에" "한장은 그냥 주는 거야. 잘 세서 가져가." "가자 수연아." "응" 냉장고 앞에 서서 쭈쭈바를 꺼낸다. "50원 맞죠?" "올랐어. 60원으로. " "아~" "그냥 50원 하렴." "네에 고맙습니다." "근데요. 이거 좀 잘라 주시면 안 될까요? 요쯤?" "그러지 뭐." 삼분지 일은 내 입에 물고 나머지는 수연이에 건넨다. "떡볶이두 맛있겠다." "수연아 지금은 돈이 없는데...." "응." "잠깐만." "저 아줌마. 저 혹시 떡볶이 .. 2022. 6. 6. 세아이 "아저씨... 요기 요거.." "응 산양삼.. 지금 캐면 돈이 안 돼." "아 그러 저기 버섯은요." "상황 버섯인데... 저건 망한 늠 같네. 베자." "아저씨... 우리 내려가요." "그럴까? 다리 아프지?" "아니! 그 버섯 몸에 좋은 거죠?" "어?" "울 엄마 좀 많이 아픈데. 제가 살게요... 만원 여기" "후후.. 그래 가져가... 거슬러 줄게 9천원 여기" "이건 끓이다가 좀 우려야 해...." "무슨?" "불을 쎄게 올려서 끓이렴 그리구 그냥 불끄고 냅두렴. 그런 담에 어머님 드려... 대강 미지근해지면." "네에" "업어 줄까?" "아니예요." "다리 안 아파?" "아니오... " '그냥 울 아빠도 아니니깐..' "그래... 저기 가서 한 두어 뿌리 캐가자..." "응?" "어찌 됐건 .. 2022. 6. 4. 꽃샘추위 "저 과장님." "아 보영씨. 왜요?" "저 이거 초콜릿 드세요." "왜 갑자기?" "그냥 아녜요." 아 오늘이 발렌타인이군. 좀 귀엽다 뒷 모습이... '페레로?' 초콜릿류를 즐기지는 않는데, 뭐 맛있다. 이틀 후. "과장님?" "저 보영이가 아니고 지은이예요." "네에? 아 죄송해요." 얼굴을 슬쩍 본다. 이쁘다. 아니 귀엽다. 사흘 후 회식 자리. "지은씨라고 했죠?" "기억하시네요 이제... 돼지 고기는 바싹 구워야." "이거 뭐지? 거의 연애 시대네?"" "차장님 좀 황당하게 치지 좀 마세요." "지은이 얼굴 빨간 거 봐." "그거 이상한 발언이십니다." "봐 완죤 빨개." "고기는 제가 구울 걸 그랬어요. 죄송요." "아니 그게 아닌데." 지은이는 나에 호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 몰랐던 이.. 2022. 6. 4.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1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