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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웠어 사랑했다 "그냥 가" "고마웠어. 그리고 늘 사랑했었다." "그냥 가" 수린씨의 등을 바라보다 눈물이 쏟아진다. 잡고 싶은데. 도저히 자존심이. 수린씨는 그 이후 단 한번의 연락도 없었다. 난 고민끝에 친구들을 동원하여 알아보았다. 죽었다. 백혈병이었대더라. 그리고 잊었다 아니 잊었는 줄 알았는데, 오늘은 슬프다. 2022. 7. 8.
그말 사랑해 "저 수린씨가 조심스러운 건 아는데..." "네에?" "혹시 절 사랑하시나요?" "아직은 아닌 거 같은데요?" "아 죄송요. 제가 다급했네요." "그런거 아녜요 보영씨." "저 커피집 맛있어요," "..." "삐졌나요?" "..." "사랑해지고 있어요." 수린씨는 씨익 웃는다. 진심인 지 아닌 지.나는 모르겠다. 뭔가 넘어야 할 벽이 있는데 그 벽이 높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그냥 한번 말해 줄 수 없어요?" "사랑해" 뭐랄까 저건 거짓말이다. 2022. 7. 7.
여름밤 "수린씨, 오늘 우리..." "잠깐만." "오늘 우리 헤어지자." "응 잘가" -------------------------------- 맥주집으로 간다 "요즘 너무 잦으신 듯." "후후" "팝콘요." 밤이 더운 계절이다. 여름이 싫다. 2022. 7. 7.
볶음밥을 먹었다. 수린씨가 나에 대해 어떤 감정인 지를 오늘 확인하고 싶다. 립스틱을 바르는 거울 속 내가 좀 서글프다. 아니 불안하다. 집청소는 깔끔하게 했다. "야아 집에까지 불러주고..." "아 수린씨.." "뭔가 많이 준비 했을 듯." "어?" "먹을거리? 배고픈데..." "시킬 예정. 미안. 나 요리는 별루." "그래? 후후~ 뭐 시켜 줄래?" "아 난..... 파스타?" "그냥 짜장면 시켜." "오케!!" "잠깐!!" "응?" "볶음밥으로 하지... " "풉... 개그야?" "집이 참 말끔하네." "아 청소 좀 했어." 수린씨가 갑자기 내 허리를 안아 쥔다. 난 숨을 확 들이킨다. 그리고 끝이다 "눈빛이 들여다 보구 싶었어 아주 가까이서" "아" "너 이뻐. 알지?" "난 이쁘다 듣기 싫진 않은 말" "근데 왜.. 2022. 7. 7.
세개의 블럭 눈이 좁혀진다. 무슨 말인 지 모르겠다. 슬퍼진다 세개가 합쳐 지니 뭔지 대강은 알게 되었다. "저 당신의 이름은요?" "P보영." "그게 아니래두요." "아 글쵸 전 김수린." "여기는 어디라구요?" "중환자실." "지금은 봄인가요?" "아니오. 겨울이예요." "겨울인 건 어떻게 알죠?" "창밖에 눈이 내리니까요." "저건 비예요." "블럭은 세개를 섞어 봐야만 알수 있어요." 2022. 7. 6.
그에게 오늘도 그녀는 뭔가 바쁘다. 힐을 신고도 잘 뛴다. "뭐가 그리 바쁘세요?" "네에" "뭐가 그리 바쁘시냐구요." 멈추어 선다. "바쁜 척 하면 좀 즐거워서요." 또 뛴다. '발목은 괜찮은 걸까' 그러구 보니 그녀도 나를 인식했었는 듯. 난 막 따라 잡는다. 볼에 살짝. "뭐 하세요?" "아니 그냥." "있다 저녁에 뵈요. 지금은 바빠요." "네에. 전번" 어렴풋한 추억의 사이로 낙엽이 지는 나이다. 그녀는 울고 있다. "먼저 갈게" "그러지마." 그뿐이다. 모든건 지워진다 모든게. 그에게 말해 주어야 했다. 고마왔다고. 2022.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