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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현재279

보영이를 죽였다 119를 누른다. 물론 내 짓이니깐 탄로가 날테다. 가릴 이유는 없다 ---------------------------------------------- "미안하지는 않아 그냥 죽어." "죽기 싫은데." "그냥 죽어." 난 와인병으로 보영이의 머리를 후려쳤다. 다시 눈을 뜨기에 한번더 두번더 119에 주소를 안 말한 듯 싶어 다시 부른다. 이미 싸늘해진 뒤에. 빨리 왔으면 죽지는 않았을 텐데. 그리고 침묵. 2022. 7. 12.
고해 벼리 나이 50 인생을 논할 수 있다. 그리고 죽음을 알게 되었다. 파랑나비가 한마리. 잡고 싶어서 잠자리채를 찾았는데 없었다. 새총을 들어서 나비를 쏜다. 우울해졌다 날개가 찢어져 버려서. 마음이 아팠다. "저 수린아. 너네 엄마가 너 찾더라?" "어?" 그녀는 나비처럼 다가왔다가 다시 간다 난 새총을 들어서 엉덩이를 조준했는데. 아뿔싸 안쏘려 했는데 미끄러져서, 등짝에 맞는다. '이게 아닌데.' 난 하늘만 바라보았다 한점 부끄럽다. 제기랄. 2022. 7. 12.
UI2 이 글은 아마 안 읽는게 좋겠소. 내 마지막 글일 테니. 먼저 밝혀 두지만, 난 당신을 사랑했어. 떨어지는 거품 속에 바람이 일었다. 가빠지는 숨결속에 난 외치려 했는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심연의 나락 빠른 전개. 정신을 차려야 해. 엄마 나 콩나물 먹구 싶어요. 매운거 안 매운거. 안 매운 거. 엄마는 들기름에 데친 콩나물을 무치신다. 다시 떨어진다 아빠 나 놀이동산 가구 싶어요. 뭐 타게? 바이킹은 무서우니깐, 회전목마요, 야 그건 좀 지루하지 않니? 전 지루한게 좋아요. 뭐 그렇다면 다시 떨어진다 아빠아빠. 난 대답을 해줄 수가 없다. 울고 있는 건지 웃고 있는 건지. 아빠아빠 난 산소마스크를 벗는다. 이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눈으로 말하려는데, 눈물만 흘.. 2022. 7. 11.
네번째 이야기 동굴이 있었다. 들어가기가 싫다. 두렵다 이번에는. 박쥐나 쥐가 나올 법했다. 에라 모르겠다 들어가 보자. 축축하고 눈눅하다. 제기랄, 이번엔 나방이다. 고글이래도 있으면 좋으련만 난 잠깐 후레시를 끊다 지나갔다 동굴이 깊었다. 이번엔 박쥐다. 역시다. 고글이래도 있으면 좋으련만. 박쥐들이 떠나간 뒤 도시락을 꺼냈다. 붉은 점들이. 쥐떼다. 이거야 원. 도시락은 뺏겼다. 쥐떼를 쫓아 내려고 피리를 분다. 예상치 못했다. 뱀들이 몰려 왔다. 동굴 끝에는 뭐가 있을까. 2022. 7. 11.
바람이 불었다 비가 내린다. 무척이나 많이. 우산이 없는데 뛰지를 못하겠다. "야 수린아." 지은이가 달려온다. "같이 쓰자" "고마워. 근데 넌 비올 걸 알았니? 소나기인데?" "아니 떡볶이집에서 빌려 왔어." "아~ 우산이 크킨 크다." 지은이는 피식 웃는다. "내가 우산 들게." "그럼 좋구" 버스가 지나친다. '저긴 물웅덩이' 본능적으로 우산으로 가로 막는다. 예측은 정확했다. '아 안아 버렸다. 돌려 세울걸.' "아 그게 물이 튈거 같아서." "그냥 좀 더 있으면 안돼?" 난 지은이를 꼬옥 껴안는다. "키스는? 이럴 때 기본아닌가?" 박하사탕향이 났다. 2022. 7. 11.
휠체어의 별 "수린씨 제발 나 좀 지금 델구 나가줘." "제발? 내가 언제 너 안 델구 나간적 있어?" "그건 아니지만." "제발은 빼렴." 불길하다. "왜왜왜..." "나 졸려 햇볕에 녹는 느낌이야." "자아 우리 심호흡 크게 한번 하고 집에 가자. 하나둘 하나둘." "수린씨 나 아직도 좋아?" "그건 내가 묻고 싶은말. 난 사랑해." "그렇구나. 그런 줄 알았어. 그럼 난 이만." "안돼 내가 불허한다." "불허한다 넌 죽을 권리가 없다." 보영이가 씨익 웃는다. "얼렁 집으로 가자." "집에 가기 싫어." "아냐 가야해." "여기 바람이 좋아." 난 휠체어를 막 밀고 뛴다. 병원으로. 살려낼 테다... "수린씨 그럴 필요 없어." "닥쳐." "헉헉헉... " 응급실... "벌써 네번째 군요.." "다 필요 없구.. 2022.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