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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현재279

김노인의 묘목 옆집이 이사를 가나 보다. 하긴 그럴만도 하지. 그 할망태는 별루다. 딱히 말두 없다. 최씨, 이름은 영훈. 나보다 한살 어렸는데, 우린 말튼 그냥 술친구였다. 최씨는 지난 겨울에 죽었다. 이제 세 가구만 남는 셈이군. "이사 가시나 보죠?" "네에" 최씨의 부인은 영주 출신이라는 거 같은데, 도무지 말이 없다. 그냥 인사만 가끔. 억지로 말을 붙여 본다. "어디로 가세요?" "그냥 서울로요." 그랬다. 서울에 자식이 있다고는 들었다. "카센타 한다고 했죠?" 그냥 아무 말이 없다. 말하기 싫은 모양이다. 트럭에 올라 타려는 뒤에 묻는다. "혹시 누가 들어 오나요?" 고개를 절레절레. "집을 파셨나요?" 절레절레 하긴. "건강하세요." "네 아재두." 핸드폰을 찾아와서 같이 사진이라도 찍으려 했는데. 밧.. 2022. 2. 26.
심야 싱당류 "저 아재..." "응. 왔네." 정신이 읎다..... "난 요리를 왜 하는 지 ... 구차는데..." "요기에 . 명란젓두 좀.." '알거덩.' "전 마끼 날치알...잔뜩." '오늘두 쑥이는 그냥 가만히 있다.' 왠지 난 따뜻한 걸 주구 싶어 보인다. "자자자...." "유는 우동.. 인스턴트 CJ 가쓰오" "우와 쑤기너... !!!" "저어 이거" 작은 포스트잇 거 왜 가로로 긴 그거... '가쓰오부시우동' 난 헤깔린다 잠시. 둘이 막 웃는다... 쑥이는 발개진다. "그냥 한잔해... 참이슬?" "아뇨. 오늘은 맥주.." "어어어? 쑤기너 완죤 빨개..." 귀욥다. "고춧가루는 ... 아 이게 사실 비싼건데...." "네에~ 하이~" 난 부담스러웠다. 쑥이가 돌아서는 모습에.. 별일 없겠지. "저어 .. 2022. 2. 17.
고도리에서 딴돈 from 햇살 좋은방... 2680원...응.. 88배다.. 이건 말이다... 피로 땡기는데, 살살... 원큐면 잡는다고 기대를 주는기다. 쓰리고... 거기서 무너진다. 피가 없어. 피가... 피를 들어야 겠는데, 싸. 전 됐어요. 갈께요. "혜정씨. 한판만 더." "시른데염? 이번 판은 안 받을게요." 화투라는 거 싫다.. 그냥 시골에 오니 지루해져서.... 밑장? 난 손이 작아서 그게 안 된다. 그리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눈을 본다. 뭘 들고 있는가를 계산한다. "이거다." "저 화장실 좀..." "어? 어?" 종이랑 펜...시뮬을 한다. 그르치 깔린 패가 이러면 대박. 건다. 맞으면 대박..... "저어 이거 가져가 나 갚아야되는 성미... 니 남푠 아프대매." "네에. 고마워요." "근데 .. 2022. 2. 17.
안전 벨트를 풀다 드드득.... 어 이상.. 비행기가 떨어지는거 같아. 스튜어디스가 엎어졌어. 풀어야 될까? 풀자.. 와이프 손을 꼭 쥔다. 왼손은 벨트 풀까 말까. 아 다행이다..다시 ... 아 아니다 떨어진다... 엔진이 꺼진다. "우리 뛰어 내리야 해 이제." "응" "괜찮아. 여기 바다야." "응" 벨트를 풀어주고. 일어선다. 흔들린다. 튜브를 잡아야 하는데. 딴늠이 채간다. 덩치가 크다. 됐다 너해. 모든게 아수라장. "지금 뛰어야 되겠어 좀 높은데." "응" "너 수영 못하지?" "응" "나 믿니?" "아마" 뛰어 내렸다. 비행기는 수백미터 정도 더 가다 고꾸라 박는다. 빌어먹을 개헤엄질... 소금물이 코로 스민다. 짜다. "야 마눌..." "응?" "우리 살았어." "고뤠?" 2022. 2. 17.
시랠랠래 꽃사귀 벼리수 너무 너무 이뻐여. 더 이쁜건.. 잘게 가늘게 찥어져요. 하늘에 날리고 싶어요 멀리 날아갈 것 같아요. 그러다 바닥에 떨어질 줄 알았는데 강 건너로 날라가 버렸어요. 이젠 꽃잎은 안 딸라구요. 멀리 도망 치는 게 싫거든요. 2022. 2. 14.
어젯발 편도 비행권 "아빠 좀 봐바." 엄마랑 딸이랑 근거리 원거리 샷 앵글을 잡아본다. 참 이쁘게 닮았다. 둘이 똑깥이 머릿칼을 귓가 뒤로 넘긴다. 타이밍인데, 내 손엔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머릿속 이미지로만 찰칵. 눈이 부시게 깨어 났으면 좋았을 것을, 오늘두 우중충하다. 방은 늘 그러했다. 그냥 느낌이다. 그런 방이 아닌데... 큰 곰인형을 하나 사왔다. 딸아이 몫이 아니고, 샌드백이다. 먼지가 인다. 곰인형의 손을 잡고 내 볼을 때린다. 먼지가 인다 콜록콜록. 인형을 들고 나가 개패듯이 팬다. 눈알이 튀기는데, 또르르 구르더니 하수구에 빠진다. 망했다. 네임펜을 들어다 눈을 그려 준다. 안 이쁘다. 쓰레기 봉투에 넣었다가 꺼낸다 미안하다. 샤워를 함 시켜준다. 향기라도 나게. 헤어 드라이어로 말리는데, 다른 눈알이.. 2022. 2. 2.